한 줄이라도 쓰지 않은 날은 없었다. 이것이 내 습성이고, 또 내 본업이다. 오랫동안 나는 펜을 검으로 여겨왔다.
사르트르의 소설 <말>에는 이런 고백이 쓰여있다고 합니다.
"한 줄이라도 쓰지 않은 날은 없었다."
허연 시인의 <그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>에서 알게 된 사르트르의 고백은, 과거의 먹놀사 1호에게 '부러움'이란 감정을 깊이 심어 줍니다.
처음 저 문장을 읽은 날에는 그랬습니다.
한 줄도 쓰지 않은 날이 없다는 고백이 어찌나 부럽던지요.
동시에 타인이 옮겨둔 문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부러워하면서도, 고작 한 줄조차 쓰지 않고 하루를 보낼 때가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.
어찌 보면 티스토리의 '오블완 챌린지'는 그런 저에게 '한 줄이라도 쓰지 않은 날은 없게 해줄 기회'였는지도 모릅니다.
아쉽게도, 단 며칠을 남겨두고 완주하지 못했지만요.
매일매일 티스토리에 '한 줄'이라도 글을 올리려 노력하던 어느 날, 먹놀사 1호는 마지막 글은 반드시 이 이야기로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. 그런 글을 오블완 챌린지가 이미 끝난 지 단 한 시간만에 올리는 이유는 외려 제가 완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.
딱 하루, 미처 글을 쓰지 못했다고 깨달은 새벽.
바로 며칠 전에 느꼈던 미묘한 감정을 아직 기억합니다.
그건 아쉬움과 자책을 닮은 듯하면서도 어딘가는 후련함과 흡사한 모양새였습니다. 사람이 참 간사한게 이 일이 뭐라고 그렇게 얽매여 있는 듯 굴었는지…….
오늘은 제 나름의 고백을 하며 '오블완 챌린지' 3주 간의 여정을 마치고 싶습니다.
여러분은 지난 시간 동안 어떠셨나요.
매일매일 한 줄이라도 적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조금 답답하셨나요?
어차피 취미의 일환이니 텅 빈 기록 며칠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셨나요?
아니면, 먹놀사 1호와는 다르게 굳은 다짐을 끝까지 지켜 챌린지를 완수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셨나요?
이 블로그 글이 혼잣말로 남지 않았다면 속으로나마 답해주세요.
그럼 기쁠 것 같습니다.
모두 고생하셨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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